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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향기 취미]/내발길 머무는곳

잉어의 슬픔

by 맹길스 2011. 4. 12.

구로구 개봉동과 광명시를 경계로 하여 안양천으로 흐르는 소형 하천이 목감천

4월 11일 산책나와 보니 잉어들이 산란을 위해 요동을 치고 있네요

요동치는 잉어들을 쳐다보면서 

한강이나 안양천에서 둥지를 틀지 않고 안양천보다 수심도 낮고 정화도 떨어지는

이곳으로 자손들의 번식처로 선택한 잉어들이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무엇이

다르랴 하는 생각에서 마침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똑딱카메라로 몇컷찍어

시인 홍애자님의 "잉어의 슬픔"글과 함께 담아 봅니다

 

 

 

 

 

 

잉어의 슬픔


잉어가 알을 낳으러 간다.

물살을 가르며 가르며

신선한 수초를 찾아

잉어가 알을 낳으러 간다


잉어는 이곳저곳 찾아보지만

알을 낳을 수초들은

검은 기름에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잉어는 슬퍼할 새 없이

또 다른 수초를 찾아

한없이 헤매다가

물살에 걸려있는

나뭇가지 하나 만났다

그나마 알을 맡길 수 있는

요람이기를 바라면서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잉어는

뒤돌아보고 또 보며

못 믿어워 차마

돌아설 수 없는 잉어는,

하염없이 물살에 떠밀려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새끼들의 탄생을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