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
꽃불 지펴 놓고
번지는 불길에 놀라
달아나는 그대 세월아
열 손가락으로도 잡히지 않는
그대의 옷자락
가슴에 엎질러 놓은
사랑의 수액은 다 어찌하라고
봄바람으로 터진
세상 소문 다 어찌하라고
진한 녹색 옷 입고
라일락 꽃관 쓴 5월이
고개 내밀 때
뒤돌아 볼 새 없이
초록 물결 속에 숨어든
연둣빛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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