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전설
백성들을 돌아보러 궁에서 나온 선덕여왕과 호위대장 알천은 영묘사라는 사찰에 들어선다.
선덕은 여기서 무척 아름다운 석등을 보고 누가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고 한다.
자장대사는 지귀라는 석공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지만, 석공은 아무것도 모른 채 낮잠에 빠져 있다.
알천은 당장 목을 베어야 한다고 하지만, 선덕여왕은 지귀를 보자 향긋한 솔바람이 이는 것을 느껴 지귀한테 끼고 있던 금팔찌를 풀어 준다.
지귀 또한 여왕의 모습에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아찔함을 느낀다.
그날부터 지귀는 여왕을 사모하는 마음에 아무것도 못 먹고 일도 안 한 채 여왕이 있는 반월성만 바라본다. 하지만 여왕은 이미 알천 장군과 혼인할 사이였다. 지귀의 소문은 곧바로 여왕의 귀까지 들어가지만 귀족들이 자신을 업신여기고 알천 장군과 혼인하는 것만이 신라를 구하는 길이라며 혼인을 재촉한다.
마침내 여왕은 자장대사와 함께 하늘의 뜻을 살피는 천문대를 세울 결심을 한다.
물론 그 책임은 지귀한테 맡길 생각을 했지만, 알천 장군은 자신이 첨성대를 책임지고 짓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거의 다 지었던 첨성대는 지진으로 폭삭 무너지고 만다. 이에 지귀를 불러 다시 짓게 해 첨성대를 완성한다.
그 모습을 보던 알천 장군은 지귀가 서른세 단으로 짓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서른한 단으로 지었다며 불로 눈을 지져 멀리 내쫓는다.
얼마 뒤, 서라벌에는 밤마다 남산 동쪽 기슭에 귀신이 나타나 돌을 쫀다는 소문이 돈다. 마침내 선덕여왕은 자신이 그 귀신을 쫓겠다고 나서서 남산에 올랐다. 남산에는 커다란 바위에 부처님 한 분이 모셔져 있었다. 그 앞에는 선덕여왕이 지귀한테 주었던 금팔찌가 고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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