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편지
오늘 같은 밤이
언젠가 있겠지 합니다
지난날 긴 편지를 쓰던 밤은
이젠 영 잊혀진 이야기로 남아 버리고
사랑의 후회보다 견디기 힘든
빈 가슴의 날이 전부임을 생각하며
나는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진정 사랑의 시절에 쓰던 긴 편지는
다시 돌아오기 힘든 가을로 사라졌지만
나는 당신으로 하여 많았던 날들을
먼 길가의 당신처럼 잃어버리고
당신을찾으려고 하기보다
그 긴 편지의 계절을 찾으려고 합니다
밤 새워 적어 보던
긴 밤 긴 사랑의 편지를
다시 한 번
2017년을 보내면서(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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