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보니까
- 장 영 희 -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더라,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 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 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줄 알겠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더라,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더라,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듯이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
보장된 투자는 없더라.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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