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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향기 취미]/글들의 향기

꽃 진 뒤에 꽃 피우며 - 미목 "신명자"

by 맹길스 2021. 9. 24.

 허물을 벗기도 전에

나비가 되고 싶은욕망으로

혼자서 키를 쭉쭉 키울 때

내 넓은 잎새가

타인에게 그늘이 될 수도 있음을

왜 몰랐을까

그대들의 염려스러운 눈길마져

외면하던 나의 심사가

줄기 속 텅 빈울림속에

푹 주저 앉아버린 날

내가 원래 꽃이 아니라

씨앗이었던 때를 생각해 낸다.

삶이란

꽃잎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며

피어나는 일이라고

바람이 꽃에게 일러주는선한 말들을

꽃 진 뒤에 꽃 피우며

고즈녁한 산사

달빛 고운 밤에

참회록 한 장 써 내려간다.

★ 미목 "신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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